영화의 오프닝이 꽤나 흥미롭다. 픽션임을 강조하며 오해하지 않기를 당부하지만 영화의 형식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이미 픽션임을 선언했지만 정작 리얼과 가장 가까운 형식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픽션입니다"라는 타이틀 멘트는 사실상 일부를 향한 방패에 가깝다. 어쩔 수 없이 픽션임을 선언했지만, 이 영화는 묻혀서는 안될 진실을 향해 달려간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에서 극적인 요소를 만드는 작위성이 적다면 그 장점은 극대화될 것이다. 일례로 상사가 지뢰로 사망하는 장면은 정말 예상치도 못했던 타이밍에 터졌기에 그 충격이 배가 되었다.
지루한 시간들 속 이벤트처럼 다가오는 그들의 어떤 '사살'들. 그들은 장난스럽고 죄의식이 없어 보인다. 그들의 행동을 온전히 정죄할 순 없겠지만 그들은 스스로의 행동을 완전한 선인 양 정당화한다. 그들은 이렇게 2천 명을 사살했고 그 중 60명이 반군의 일원이었지만, 그들 중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았다.
반전영화는 필연적으로 관객들이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드 팔마의 가장 탁월한 능력은 성적인 이미지의 서스펜스를 관객의 죄의식으로 전이시키는 데 있는데 이 영화에서 역시 드 팔마의 이러한 능력은 빛을 발한다. 조금 다른 점은 관객이 비극을 마주하지만 이에 대해 손을 쓸 수 없는 철저한 무력감을 관객들로 하여금 느끼게 하려는 시도가 강해 보인다.
예술에 있어, 창작자의 시선이나 다루는 소재에 대해선 유연한 잣대를 가져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한다. 허나 나는 전쟁이라는 소재를 두고선, 전쟁에 대한 매혹의 감정을 조달하는 어떤 영화들에 대해 지지를 보내기가 어려우며 거칠게 말하자면 그러한 영화들은 만들어져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전쟁에 대한 혐오감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의 악성에 대한 분노마저 들게 하는,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들이 다소 직설적이나 우리에게 꼭 필요한 형태의 반전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