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 의한 '외적 혼란'과 스스로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내적 혼란'을 나누어 약관의 청춘들이 겪는 불안을 다각도로 응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할 만하다. 모두는 나를 기대하고 여기 저기서 나를 보며 자랑스럽다 말하지만 나는 그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주변에서 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하는 조언은 나에게 미처 닿지 못한 와중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나를 괴롭힌다. 성장과 시대를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다.
족히 30년은 앞서간 듯한 영화처럼 보인다. 이야기는 복잡하지 않지만 그만큼 모던하며 특히 영화의 전반부는 촬영, 편집, 사운드 등 모든 면에 있어 극히 기술적이었다. 기본적인 골조에서도 숏과 리버스 숏의 조합이 완벽하다 말해도 부족하지 않았으며 특히 매치 컷을 이용해 시간의 경과를 하나의 흐름으로 설명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잠수 씬' 등에서 그 의도나 표현력이 넘쳐 기능적인 과잉으로 남은 듯 보이는 것들은 아쉬웠지만 말이다.
어리숙하고 어벙한 아이를 관객에게 납득시킨 것은 오롯이 더스틴 호프만의 공이다. 로빈슨 부인의 캐릭터가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 역시도 그것을 리액션하는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 때문이었다고까지 말하고 싶다. 동화의 극점과도 같은 엔딩과 곧바로 맞붙어 있는 진 엔딩의 임팩트는 더스틴 호프만의 그 공허한 눈빛의 힘이다.
개인적 성장을 다루었다는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세대의 차이를 동시에 말한다는 면에서도 주목해볼 만하다. 특히 벤과 일레인과의 후반부 에피소드에서 이를 탐구해볼 만하다. 직전의 경험으로 익숙해진 그녀의 어머니와는 다른 일레인의 성격. 그녀의 어머니가 그랬으니 일레인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오인. 그렇다면 우리는 생각해봄직하다. 로빈슨 부인도 처음부터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터. 로빈슨과 일레인의, 세월의 차이가 묻어나는 말과 행동에서 우리는 언어로 다 표현하지 못할 시간의 더께를 짐작해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