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특별판In the Mood for Love

2025 · 왕가위 · 홍콩, 프랑스
화양연화 특별판 포스터
106분 · 드라마 · 로맨스 · 15세 이상 · 출연 장만옥, 양조위, 萧炳林, 반적화 · 음악 Michael Galasso · 촬영 Christopher Do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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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그리고 나머지

이번 관람이 3번째인가 4번째이다. 그래서일까 내가 놓쳤던 새로운 것을 본편에서 찾겠다는 목표의식으로 본작에 접근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신묘한 점은 거듭 볼 때마다 내 안에서 점수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치밀하지만 작위적이지 않았고, 분명 반복적이었지만 위력이 약화되지 않았다. 끝까지 선을 지켰지만 선을 밥 먹듯이 넘는 여느 작품들보다 매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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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도 차우와 리첸으로 서로를 (방해 없이) 바라보고 사랑을 노래하지 못한 채, 각자 "자신의 상대방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상상에서 시작된 역할극에서나, 소설의 집필을 도와주며 주고받는 연기에서야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사랑의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거울과 카메라는 '사랑의 시간으로 스쳐가는' 그들을 비추지만 그 비춤은 동시에 둘 사이에 놓여진 태생적이자 절대적인 벽처럼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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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부분은 9분 가량의 미공개 버전이었다. 나를 포함한 왕가위의 팬들은 조금의 영상을 더 받은 것만으로 일정 이상의 만족을 가졌으리라 판단되지만 그 추가된 버전을 한 편의 영화라는 번들에 놓고 판단하자면 이 <화양연화 특별판>은 <화양연화>보다 못한 작품이다. (물론 본편과 이어지는 의도로 만든 것이 애초에 아니었음에도) 추가된 버전은 본편의 태도를 완전히 벗어나는 톤앤매너며, 무엇보다 미결로 끝났기에 여운을 남겼던 본편의 엔딩을 소각시켜버린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완벽한 본편에까지 악영향을 주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이 된다. 물론 본편 이야기의 맥락에서 What if? 식의 한 예시로 놓는다면 그런대로 수용할 만도 하지만, 완벽했던 90여 분을 실시간으로 배반당한다는 인상은 이 버전을 <화양연화>와 동급으로는 절대 놓을 수 없겠다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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