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는 둘의 관계를 쌍방과실로 결론내린 것으로 보인다.
나로서는 썸머의 잘못이 톰의 잘못보다 크게 느껴지긴 했지만, 하여튼 이 영화는 그렇다고.
톰은 이기적이었다. 본능에 충실했다. 생각나는 대로 행동하고 말을 뱉었다, 심지어 직장에서도.
톰은 썸머를 궁금해하지 않았다. 썸머는 톰을 궁금해했다. 설령 썸머의 그러한 행동이 둘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척'이었을지언정, 썸머는 톰에게 관심이 있었고 톰은 톰에게 관심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짚은 부분이듯, 톰은 썸머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썸머를 사랑하는 자신을 사랑한 것으로 보는게 적절해 보인다.
썸머는 이기적이었다. 자신이 말하지 않고도 톰이 마침표를 찍어주길 기다렸다. 한편으론 썸머가 톰보다 먼저 움직였지만, 한편으론 톰이 자신에게 먼저 들어오길 기다렸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종족의 차이라기보단,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미칠 영향을(분명 임계치를 넘어갔음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은(그녀를 어장관리녀로 보고 싶진 않기에 생각하지 '못한 것'으로 표현하겠다.)그녀 역시 이기적인 모습이었다.
썸머의 마음이 이성적으로 이해는 가나, 그녀에게도 분명 잘못이 있다.
연출적인 부분에서 감독의 초기작인 냄새가 진하게 난다. 뜨거우면서도 화려한 연출로 관객들을 집중시키는 모습은 여느 감독들의 초기작에서도 엿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 화려한 연출이 간헐적으로 주제의 진정성을 앞질러가 영화가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지는 부분은 아쉽지만 적소에 쓰이는 '스킬'은 칭찬할 만 하다.
좋은 영화는 항상 우리로 하여금 사고하게 만들고 이야기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