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이 없는, 컷이 극도로 적은 영화의 특징은 무엇일까. 영화의 러닝 타임과 리얼 타임이 거의 같다는 것일 테다. <로프>는 바로 이 형식을 통해 시간의 서스펜스를 축조하고 있다. 지금 시대에서 편집점이 어색하긴 하지만, 영화는 이야기의 흥미로움을 통해 이를 커버한다.
히치콕의 많은 영화는 정신분석학적 탐구를 시도하고 있다. 살인을 감추려 하지 않고 시신을 넣어 둔 관 위에서 파티를 벌이려 하는 두 주인공, 특히 손님들이 자신의 살인을 알아채길 바라는 듯 하는 브랜든의 연극적인 과시욕은 인상적인 사이코패스 캐릭터다.
사회적 주제로도 흥미롭다. 스스로의 우월함을 증명하려 하는 브랜든은 말한다. 도덕과 질서는 다수의 열등한 사람들을 위한 고리타분한 가치라고, 소수의 교양 있고 지적인 우수한 자들은 얼마든지 살인을 저질러도 되는 선택받은 자라고. 구시대적인 가치는 정녕 폐기되어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소수의 우수한 자들은 어떤 자들일까? 영화는 관객들에게 화두를 제공한다.
영화는 도덕적인 접근법을 택한다. 두 살인범은 재판장과도 같은 루퍼트에 의해 덜미를 잡힌다. 그리고 두 살인범은 창문을 열어젖힌 루퍼트로 인해 "다수의 열등한 사람들"에 의해 경찰에 잡히게 된다. 소수의 교양 있고 지적인 우수한 자들이 그 "열등한 사람들"의 선악 판결에 무릎을 꿇는다.
히치콕은 능청스럽게,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만들어내는 서스펜스가 대단하다. 윌슨 부인이 관 위의 물건들을 하나 둘 정리할 때 이를 물끄러미 비추는 픽스드 숏의 소름끼침이 여전히 생생하다. 금방이라도 진실이 드러날 것만 같은, 손님들은 모르지만 관객들은 알고 있는 서스펜스가 대단하다. 서스펜스는 정보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진리가 또 한번 증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