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오 사건 직후부터 시작되는 <노 웨이 홈>의 이야기는, MZ 세대의 스타인 젠데야의 존재감도 그렇거니와 하이틴한 매력으로 무장한 톰스파 시리즈의 특징대로 경쾌하게 출발한다.
톰스파 트릴로지는 성장의 테마다. <노 웨이 홈>의 피터 파커는 '개인적인 일'을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부탁을 한다. "네가 아이란 걸 깜빡하는구나." 라는 닥스의 대사가 그렇듯, 스파이더맨이 소년의 설정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을 위한 행동'들의 연속. 미성숙한 행동.
성장 영화에선 늘 위기 혹은 계기가 생긴다. 자신의 가장 큰 지지자였던 메이 숙모의 죽음으로 인해 피터 파커는 위기를 느끼지만 동시에 새로운 이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마블은 대중들이 가장 바라는 것,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아는 단체다. 마블은 이 영화에서 가장 감정적으로 큰 순간이 지난 직후 이 영화에서 가장 거대한 이슈가 될 사건을 이어 붙인다. 말하자면 충격과 감정의 고저를 가장 극적으로 대비시키는 방법일 것이다. 마블은 영리하다.
허나 거대한 사건이 등장한 것 치곤 해당 소재의 사용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필연히 세 명이 만났는데, 그 다음은 뭔가? 누구나 관심 가질 강렬한 이벤트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 다음 그들간의 케미스트리나 어떤 새로운 접합점에 있어선 놀랍도록 무심경한 것 같다. 대사 복붙과 같이 억지스럽게 시리즈들 간의 공통점만 만드는 것이 실망스럽다.
액션씬은 산만할 뿐이고 극의 절정을 담당할 최후반부 톰과 고블린의 액션 장면은 많은 부분에서 어리숙하다. 장력에 이끌려 등장한 빌런들의 서사는 손쉽고 간단하게 해치워버린다. 몇 번의 경우를 제외하고, 마블은 여전히 빌런의 장악력이 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마지막은 감탄스럽고 감동적이다. '샘스파'와 '어스파'에 비해 거대한 유니버스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톰스파이기에, 또한 거대한 자본의 힘을 무한히 지원받는 그였기에 점점 스파이더맨 스스로의 정체성과 '위기로부터 발생하는 서스펜스' 등이 옅어질까, 우려스러웠다. 스스로 모든 것을 지우고 새롭게 출발하는 톰 홀랜드 피터 파커. '넘볼 수 없었던 졸부'는 그렇게 다시금 우리의 다정한 이웃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