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멋모르고 타르코프스키의 필모를 팠을 때 장면 장면들의 의미를 찾기에 급급했던 기억이 있다.
다시 보면서 느낀 바는, 그냥 순간순간 장면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편하게 보는 것으로도 충분해 보인다는 것이다.
주인공 이반은 (등의 상처로 대변되는) 전쟁의 상흔으로 인해 아이의 순수를 잃어버린 인물이다. 아이의 순수는 오직 과거를 추억하는 꿈 속에서만 보여진다.
이반은 끊임없이 전쟁터에 있길 원한다. 가족의 복수를 하기 위해, 과거와 환상은 그를 옭아매어 전쟁터에서 떠나지 못하게 만든다. 이반은 전쟁터 안에서 편안하다.
탈콥의 테마가 물과 기다림의 정서라는 건 알고 있지만
이를 생각하지 않고 봐도 영화에서 물의 이미지는 생동감이 넘친다. 흑백 연출에서만 음미할 수 있는 물에 반사된 빛의 이미지는 전쟁의 배경과 역설적으로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이반을 잡는 카메라는 로우 앵글이 많이 사용됐는데,
위압감을 강조하는 로우 앵글의 피사체가 어린 아이임에서 충돌되는 효과는 꽤나 강렬했다.
초기작답게 템포는 상당히 빨랐고, 순간순간 역동적인 장면들도 있었다. 아직 감독의 스타일이 완성되지 않았을 때의 모습을 보는 것만의 재미는 분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