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로우 앵글을 사용해 인물을 담아내는 방식을 좋아한다. 로우 앵글은 인물을 위압적으로 보이게 하는 동시에, 왠지 모를 불안정한 정너 또한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드레이어의 세계는 종교적 특징이 가득하다. 신앙인을 칭하지만 "예수의 머리는 길었던가?", "예수는 옷을 입었던가?" 와 같은 수준 낮은 질문만을 일삼는 배심원들에 대한 비판 가득한 시선을 보여주며, 빌라도의 뜰 아래에서 고난 당하던 예수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잔 다르크의 고통은 이 영화가 결말에 이르러 과연 어떤 가치를 말하고자 하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의 연출력은 무성영화 시기에 더욱 화려했던 것으로 느껴진다. <잔 다르크의 수난>에서 로우 앵글은 클로즈업과 함께 잔 다르크를 연기한 배우 팔코네티의 얼굴을 가득 포착한다. 무성 영화의 상징처럼 느껴질 만큼 탁월한 연기를 보여주는 팔코네티의 모습에 더해, 프레임을 가득 채운 인물들의 모습으로 인해 공간의 폐쇄성은 극대화된다. 속도감이 살아있는 몽타주 기법은 전율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클로즈업의 사용은 잦지만 그 목적은 배우들의 예쁜 얼굴만을 가득 담기 위한 '화면 잘라먹기'에 그칠 뿐인 일련의 작품들이 배워야 할 예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