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하워드 캠프는 썩 정의로운 인물로 보이지는 않는다. 본인의 목표를 이룰 심산으로 여정 중 만난 인물을 돈으로 유혹하는 극초반의 순간에서 짐작이 가며, 무엇보다 벤의 현상금을 독차지할 생각으로 현상수배 포스터의 현상금이 적힌 밑부분을 찢은 채 일행들에게 보여준 그의 행동은 하워드가 어떠한 인물인지를 알게끔 한다. 한편, 로이의 습격으로 시작된 인디언들의 전면전이 끝난 후 그들의 시신을 보는 죄책감 가득한 표정의 하워드를 관객으로 하여금 마주하게 하며, 카우보이에 어울리지 않는 나약한 성격인 그를 기어이 카우보이의 자리에 앉혀 두는 동시에 낯선 여인을 그에 곁에 두어 순수하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각인시키는 것은, 이 영화가 하워드 캠프라는 인물을 얼마나 다각적인 시선에서 그려내고 있는지 알 수 있겠다.
<운명의 박차>는 집착의 영화다. 주인공 하워드 캠프는 자신의 복권과 여정 중 만난 여인 '리나'에 집착하며 그의 라이벌 벤은 생존에 집착한다. 로이는 인디언과 현상금에 끊임없이 집착하며, 테이트는 생사를 가르는 순간에서도 평생을 좇은 금광에 집착하느라 명을 달리한다. 그래서 인물들 중 유일하게 무언가에 집착을 두지 않은 리나는 영화의 모든 공간을 자유롭게 부유하는 파랑새처럼 느껴지며 인간적이다. 분명히 이 영화의 진 주인공은 리나이다.
안소니 만의 영화에는 이상하리만치 시니컬한 '관조의 시선'이 있다. 인물들은 생사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지만 무심하기 그지없게 배경의 강은 흐르기만 하고 카메라는 그들의 사투에 개입하지 않은 채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흥미롭게도 <운명의 박차>에선 존 포드와 히치콕 모두가 느껴진다. 숏과 숏을 쌓아 관객의 기대를 만들고 그 기대를 배반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마치 존 포드를 연상케 하며, 본작이 감정을 다루는 방식은 히치콕이 떠오를 정도다.
모든 사건의 동인이 되는 벤으로 인해 영화의 후반부 이야기는 결정된다. 벤은 시종 하워드의 머리 위에 서 있는 듯 하워드를 꿰뚫어 보면서도, 한편으론 당장의 탈출을 감행하기도 하는 인물이다. 생존에 목숨을 건 벤은 테이트를 이용해 생존에 성공하고 테이트는 그 광기의 희생양이 된다. 벤은 생존을 위해 리나를 이용하기까지 하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세상의 잔인함을 그녀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람은 이렇게나 다면적이다.
<운명의 박차>는 록키산 설산에서 시작해 급류로 끝난다. 사랑 때문에 실수를 했던 과거를 되돌리기 위해 죽은 벤의 시신을 가지러 급류로 뛰어드는 하워드. 그에 앞서 벤의 시신을 차지하러 급류로 뛰어든 로이는 떠내려온 통나무에 부딪혀 사망한다. 하워드는 로이와 달랐고, 그는 벤을 무사히 육지로 옮겨내기까지 했으나, 집착이 없었던 유일한 인물인 리나의 설득으로 인해 끝내 시신을 두고 리나와 함께 떠나기로 결정한다. 과거로 돌아가는 대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로 결정한 하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