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따의 기운이 가득한 주인공이 처음으로 일편단심 그를 좋아해주는 상대방을 만난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작법을 충실히 따르다 영화는 돌연 잔인한 범죄 스릴러 장르로 변모한다. 장르는 변모했지만 이전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삶이 바뀐 주인공은 무작정 빌런들을 쫓는다.
'힘은 없지만 고통을 느끼진 못하는 히어로'라는 설정이 꽤나 흥미롭다. 특별한 무력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상대방의 공격에 있는대로 얻어맞지만 절대로 리타이어되지는 않는다는 흥미로운 설정. 때문에 결국은 어떻게든 상대를 쓰러트리는 주인공의 특성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순간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유쾌함'을 어필하는 대사들은 오히려 촌스럽지만, 남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케인의 잔인하기 그지없는 행동들이 웃음을 유발한다. 다만 마지막 백인이고 은행원이라 조건(합의)이 꽤 좋다는 멘트의 유머는 좋았다.
셰리가 공범이었다는 반전으로 인해 케인에게 첫 '고통'이 생기는 순간도 흥미롭다. 신체적 고통은 느끼지 못했어도 정신적 고통은 느낄 수 있었던 케인. 마치 무적과 같이 보였던 그의 약점이 드러나는 순간에서 본작의 새로운 영역이 확장되는 듯하다.
<노보케인>은 '변화'라는 테마를 다루고 있다. 그저 지루한 통형반복이었던 케인의 일상은 셰리라는 상대방을 만난 이후 생기 가득한 하루하루가 되었고, 유년 시절을 갇혀 지냈던 이유이자 사회를 살아가는 데 불편함만 안겨주었던 자신의 고유한 능력은 바뀐 세상 속에서 무엇보다 강력한 자신만의 무기가 되었고, 그저 게임 속에서 만난 얼굴도 모르는 '동료' 로스코는 케인에겐 매일 얼굴을 보며 만나는 어떤 이들보다도 친밀함을 느끼게 한 친구였다. 무의미한 일상은 의미를 찾았고, 무의미한 능력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유용하게 활용되었고, 무의미한 친구는 누군가에겐 진정 의미 있는 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