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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실리에서 이민온 뒤, 정치권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거물로 자리잡은 돈 꼴레오네는 갖가지 고민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며 대부라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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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라는 매체가 대중 예술로서 발휘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응축해낸 성역이자 교본
본작과 같이 이미 고전 중에서도 가장 높은 지점에 오른 작품의 경우 새로운 평가가 이제는 나올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대단한 집중력과 감식안으로 감상했을지라도 이미 그 관점은 누군가가 기록해 남겨놓은 흔적이 있을 테다. 고전 중에서도 본작과 같이 호불호가 사실상 없다시피 한 작품을 감상할 때는 이 작품의 위대함을 나도 느껴야 한다는 일종의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마음을 편하게 먹는다면, 어떤 면으로 봐도 걸작인 작품일 테니 이 예술의 참맛을 기쁜 마음으로 즐기자며 그저 기대를 품는 것도 좋을 테다.
4k리마스터링 버전이며 돌비 '애트모스' 버전으로 감상하니 오프닝에서부터 다른 점이 느껴진다. 굉장히 선명한 화질은 우선 마음에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 너무 선명해졌다는 인상으로 인해 고든 윌리스 촬영 특유의 어둠이 약간 퇴색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오프닝에서부터 받았다. 그 외에는 카메라의 속도감, 고전적인 편집 감각, 말론 브란도의 장엄한 연기까지 그야말로 역대 최고의 오프닝이라 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이를테면 베리만의 <페르소나>의 오프닝과 같이 모더니즘한 결의 오프닝을 제외하고선, <대부>의 오프닝을 종합적인 퀄리티에서 능가할 예시가 얼마나 있을까 생각이 든다.
5년도 더 전에 본작을 봤을 때 말론 브란도의 연기를 보고 감탄을 했었고 그때 나는 말론 브란도가 역사상 최고의 배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번 감상으론 말론 브란도의 연기에 버금가게 알 파치노의 연기가 눈에 들어왔다. 오프닝에서의 마이클의 모습엔 엔딩에서의 마이클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 그 두 장면의 갭을 다시금 떠올리면 소름 끼칠 정도의 차이가 있다. 맑고 선했던 마이클이 (이미 범죄에 몸 담고 있었던) 아버지와 형을 능가하는 악마로 변해가는 시간의 축적을 담아낸 알 파치노의 연기는 말론 브란도의 연기와 더불어 역사적이다.
사실 50년이 넘은 지금의 시선에서 이 영화의 표현의 수위 자체는 대단히 잔인하지 않다. 그럼에도 본작에서 폭력의 장면들이 등장할 때마다 지금의 수많은 작품들보다 더 강렬하고 충격을 느끼게 된다. 이유라면 역설적이게도 non-빌드업과 빌드업을 모두 잘 연출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평화롭던 순간들이 이어지던 중 난데없이 등장하는 충격의 순간, 이를테면 시실리에서 아폴로니우스가 탄 차가 폭발하는 장면이 그렇고, 후자의 경우라면 월츠가 자고 있는 집의 방 한 구석을 조용히 포커싱하다가 그의 침대 속 참수되어 있는 그의 말을 보여주는 장면이 그렇다.
아마도 오프닝의 시퀀스를 수미상관으로 받는 본작의 진 엔딩은 마이클이 '대부'의 양면을 모두 보여주는 교차편집 장면일 것이다. 위대하다고까지 부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이미 마르고 닳도록 매체에서 언급된 장면이기에 나는 본작의 공식적인 엔딩을 언급해보려 한다. 어쩌면 직전의 장면들보다 힘을 덜 준 장면이지만 코폴라의 재기가 돋보인다. 카를로를 살인한 것이 맞냐며 묻는 케이에게 마이클은 "NO"라고 답한다. 그제서야 안심하는 케이를 보고 관객은 "마이클이 거짓말을 통해 부부의 관계를 회복하는구나" 라며 생각하게 된다. 케이와 달리 관객은 마이클이 거짓말을 한 것을 알지만, 케이의 심정과 유사하게 일종의 '안정'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직후 코폴라는 관객의 그 '안정'을 와르르 무너뜨리는데, 마이클의 방으로 우르르 들어오며 하나같이 마이클의 손등에 입 맞추는 검은 무리들의 모습을 비추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관객은 마이클이 거짓말을 한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케이가 그 순간 느끼는 일종의 배신감, 속았다는 심정을 느끼게 된다. 부부의 관계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구나 라는 절망적인 직감. 그 한 번의 능란한 비틂으로 영화를 끝내는 코폴라의 재기는 이 영화를 여전히 젊게 보이게 만든다.
<대부>는 이제는 성역에 가까울 만큼의 위치에 올라 있다. 그러나 <대부>가 그 위치에 오른 까닭은 영화에 어떤 철학을 심어놓았기 때문이 아니라, 자본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매체인 영화가 대중 예술로서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지를 한 편의 작품에 모두 담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라는 매체에서 선보일 수 있는 문법에 정답과도 같은 쇼트들이 즐비하고, 연기 또한 마찬가지다. 이야기는 장대하면서도 흥미가 넘치고, 치밀한 골조와 동시에 페이소스는 넘칠 정도로 가득하다.
2025.9.19 4k 리마스터링 돌비애트모스 2번째 관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