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아니 의외라고 말할 수도 없겠다. <웡카>에서 <바비>의 냄새가 난다. 워너브라더스 특유의 선명도가 시작부터 눈을 밝힌다. <바비>의 비주얼, 색감, 스케일이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다. <웡카>는 분명 동화적인 작법을 띄고 있다. 판타지한 장면들이 눈을 사로잡고, 영화 전반에 걸쳐 '밝음'이 느껴진다. 동시에 <웡카>는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말할 수도 있겠다. 패기 넘치는 젊은 사업가가 이미 동종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기성세대 사업가들에게 위협을 주며 발생하는 갈등들.
<웡카>는 주인공 웡카의 성장담이다. 초콜릿을 너무나 사랑한 웡카는 초콜릿 공부만 하느라 글을 읽을 줄도 모르고, 타인의 친절에 의존하느라 혼자서 할 줄 아는 것이 많지 않은 소년이다. 초콜릿밖에 모르는 웡카에게 초콜릿이란 인생의 모든 것인 동시에, 어린 시절 엄마와의 추억이 깃든 상징이다. 반면 사업가들에게 초콜릿은 달콤한 유혹이자 욕망의 상징이다. 그들 역시 초콜릿의 달콤한 맛을 사랑하는 아이같은 면이 있지만, 그에 앞서 그들에게 초콜릿은 뇌물의 재료이자 돈벌이의 수단이다.
윌리 웡카라는 인물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웡카>가 따뜻하고 순수한 비주얼을 부각시킨다면, 팀 버튼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동화적인 비주얼과 동시에 사뭇 냉랭한 기운이 산재한 영화다. 이야기로서의 접점도 희미하니 둘은 완전히 다른 영화라고 볼 수 밖에 없겠다.
동화같은 영화를 만들었다 하여 작품의 완성도마저 어리숙하게 맺는다면 곤란할 것이다. <웡카>는 기승전결이 다소 급하고 지나치게 모든 일들을 선명하게 제시하여 역설적으로 밋밋한 완성도를 남긴다. 동화 그 이상의 가치가 없다. 그러나 <웡카>에는 다른 작품들로는 쉬이 대체하기 어려운 '기분 좋음'이 존재함을 부정할 수 없겠다. 사람에 따라서 그것을 높이 평가한다면 본작에 대한 평가도 제법 높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여담으로 본작의 캐스팅이 굉장한데, 웡카의 어머니 역으로 분한 샐리 호킨스의 분량이 더 길었으면 하는 팬으로서의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