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우리로 하여금 불편함 내지는 역겨움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물론 결말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감정이 사그라드는 순간들이 있어 놀라움을 느꼈지만, 우리가 이들을 처음 접하게 될 때 혹은 중반에 나오는 '그 씬'을 볼 때면,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분명히 우리의 시선으론 굉장히 불편한 장면이다.
다수의 영화들에서 '마이너리티'라는 소재를 다루는 태도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많은 영화에서 마이너리티를 다룰 때는 최대한 마일드하게, 최대한 아름답게 표현하곤 한다. 아름다운 배우들이 아름다운 미장센을 받으며,
감정적인 씬들을 보여줄 때에도 관객들이 '최대한 덜 거부감을 느끼게끔' 연출한다.
보여주고 싶은 아름다운 모습만 선택하며, (사람에 따라)기피하고 싶은 불편한 모습은 숨긴다. 이러한 장면들을 마주하게 된 후 영화가 끝나면 우리는 마이너리티에 대한 긍정의 시선을 갖게 되었다는, 한단계 더 진보적인 사고를 가진 인간으로 도약했다는 '착각'에 빠지기 십상이다.
과연, 감독의 의도가 마이너리티를 대하는 시선을 관객에게 관철시키려 했든 아니든, 위와 같은 태도가 과연 옳다고만 할 수 있을까.
경계선은 우리가 알고 있었던 통념, 강박적인 이분법, 혹은 소재를 다루는 '프로토타입' 스러운 방법을 답습하지 않는다.
영화 초반, 주인공이 인간들에게 받는 차별적 시선을 보면서 "괴물이 오히려 인간적이고 인간은 알고보니 괴물같은 존재였어." 라는, 지극히 전형적인 구도로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었다. 허나 영화 중반 보레의 충격적인 고백을 통해, 우리는 강력한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가 익히 '배워 온' 선악의 구도가 이 영화에서 적용되는 것일까? 괴물(트롤)을 이 영화에서 마냥 '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비극은 어디에서부터 원인이 된 걸까?
이뿐 아니라, 콕 집어서 말한다면 중반에 '그 씬'에서도
우리가 상식적이라 알아왔던 통념들이 완벽히 부정당한다. <경계선>은 주인공이 '배운' 상식 뿐 아니라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이성의 영역을 뒤흔든다.
<경계선>은 우리의 시선과 이성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경계선>은 흑과 백 어느 한 편에 서지 않는다. 지독하게도 어느 한 편이 아닌, 제목 그대로 경계선에 위치해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우리를 가르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주제를 관철시키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힘은, 어떤 영화보다 저돌적이며 어떤 영화와도 접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기묘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