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죽음의 바다Noryang: Deadly Sea

2023 · 김한민 · 한국
노량: 죽음의 바다 포스터
152분 · 전쟁 · 액션 · 역사 · 12세 이상 · 출연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 음악 김태성 · 촬영 Kim Tae-sung
이 영화로 지도 보기

보기 전에

주의사항 4개 보기
무거운 주제폭력 묘사공포 요소전쟁 소재확인된 것만 표시됩니다. 없다고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길 찾기여기서 다른 영화까지 몇 걸음일까→
시놉시스 보기

임진왜란 발발로부터 7년이 지난 1598년 12월. 이순신은 왜군의 수장이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 왜군들이 조선에서 황급히 퇴각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별점과 글 보기 · 3,523자
★★★··3.03.0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글 보기 · 줄거리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처절할 수밖에 없었고 철저할 수 있었고 절실해지게 되었던, 의를 위한 7년간의 전쟁 그 마지막의 유난히 길고도 커다란 마침표

1598년 겨울. 조선군과 명군은 전라좌수영에 함께 진을 친 채 연합군을 형성해 있었고, 그들의 막사를 걷으면 육안으로도 보일 거리에 왜성을 쌓은 고니시의 일본군이 있었다. 그들은 같은 전라도의 바닷가에 모여 각기 다른 것을 꿈꾸고 있었다.

영화의 초반부터 우리의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일견 짜증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하는 부분은 구태여 양측 간의 대화 장면 대부분에서 번역을 거치는 과정을 구태여 넣었는지에 대한 것일 테다. 이는 조선-명-일본이 '다른 나라'라는 사실을 수없이 강조하고 있는 장치다. 임진왜란은 삼국시대의 전쟁이 아니다. 그들은 고구려-백제-신라가 아닌 것이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다른 나라다. <노량>은 관객들의 불편함을 각오하고서라도 수없이 이것을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민식, 박해일, 김윤석 중 어떤 배우가 가장 이순신이란 성웅에 어울렸냐는 질문은 짖궂은 질문일 것이다. 세 배우가 연기한 인물은 같지만 각각의 영화가 초점을 맞춘 이순신의 면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량> 속 이순신이 누구에게 가장 잘 어울렸을 것인가를 묻는다면 결국 김윤석이 답이었을 것이다 라고 답하겠다. 김윤석 배우 특유의 정제된 무게감의 발성은 자연스레 상황과 인물에 진정성을 부여하는 능력이 있다. <노량>의 이순신은 어조의 변화가 크지 않고 말수도 극단으로 적으며 쉽게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카메라에 그의 얼굴이 잡히는 순간마다 순간의 중요성은 분명하게 각인된다. 그 고요한 바다와도 같은 <노량>의 이순신에게 관객들이 이만큼이나 몰입할 수 있었던 것에는 김윤석이라는 위대한 배우의 공이 매우 컸으리라.

<노량>은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영화다. 이제 지난 작품들과 이 영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게 된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의 기본 구도를 조선<일본으로, <한산>의 구도를 조선=일본으로, <노량>의 구도는 조선>일본으로 놓은 것 같다. <노량>에서 물자와 군사력의 부족으로 신음하는 조선군 측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으며, 일본군은 시종 이곳에서 떠나 본국으로 돌아가길 희망하고 있다. 12척의 배만이 남은 형국의 <명량>은 처절했고, 기록적인 승리를 거뒀어야만 했던 <한산>은 철저했고, 이 한 번의 전투로 전쟁을 완전하게 끝내야만 했기에 <노량>은 절실했다.

묘하게도 이순신 3부작은 정/반/합의 모양새를 띄는 것처럼 보인다. 기적같은 승리를 위한 드라마에 공을 들였던 <명량>. 그 반대로 드라마를 삭제한 채 압도적인 승리를 위한 액티비티에 온전히 집중했던 <한산>. 마지막 승리라는 방점을 위해 이전의 것들을 고루 섞은 <노량>. <노량>은 연출의 포커스로는 양 극단처럼 느껴지는 <명량>과 <한산> 그 가운데에 있는 영화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노량>은 두 영화보다 나은 '합'의 영화인가?

<노량>은 분명 드라마에도 상당한 공을 들인 영화다. 그러나 <명량>의 드라마가 사뭇 질척이고 그 감정의 농도가 과한 측면이 있었음을 거울삼아 <노량>은 드라마의 목표를 '감정'이 아니라 '전략'을 설명하는 것에 두었다. 관객이 <노량>을 통해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지를 알고 있는 김한민 감독은 마치 그것을 아주 재밌고 의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필요한 재료들을 공급해주는 것 같았다. 그들의 한밤의 전투가 왜 그러한 판세로 이어지게 되었는지, 전투 직전 세 나라의 태도와 목표는 어땠었는지를, 과정까지 작정하고 세세하게 알려주겠다는 다짐이 느껴졌다. 전투 중에도 감정적인 분야인 '액션'과 이성적인 분야인 '전략'을 거의 동등한 비율로 보여준다. <노량>의 드라마는 자세했다.

하나의 거대한 'Stream'같은 모양새의 액션은 <한산>을 연상케 한다. 김한민 감독은 어쨌든 한국의 감독 중에서 해전을 가장 잘 만드는 감독이다. 그의 영상미는 진부해 보이는 감도 있지만 소위 말하는 액션의 쾌감은 제대로 전달해준다. 관객이 <노량>에서 보고 싶은 제 1번은 단연 '학살의 쾌감'일 것이다. 매 순간 김한민 감독은 장르 영화로서의 본분을 충실히 지킨다. 더욱이 트릴로지를 통틀어서도 가장 훌륭한 장면일 롱테이크 액션씬이 여기에 있다. 그 한 쇼트 안에 <노량>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다. 카메라는 조선군, 명군, 일본군을 모두 주목한다. 일본군에게 있어선 조선군은 명백한 '적'이다. 전투에서 생과 사를 가르는 것은 절대 개인의 역량이 아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영화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잦아든다. 템포를 급격하게 낮추더니 감정을 잡고 급기야 축축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감정적이 되어버린다. 급격한 변화에 당황스러울 뿐 아니라, 이 영화가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의식한 듯, 이 순간 어떻게든 '인간 이순신'을 조명해야 한다는 막대한 책임감에 휩쌓인 듯 영화가 이 지점부터 무언가에 끌려간다. <명량>의 단점마저 흡수해 버린 것인가. 그 이후 영화는 '독려'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하지만 이는 전부 장수들의 '대사'로 평면적으로 전달된다. "장군께서 우리를 독려하고 계신다! 힘을 내자! 우리는 이길 수 있다!" 눈과 귀를 의심했다. 문제의 '북소리'를 어떻게 봐야 할까. 그러니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관람 도중 이런 생각까지 했다. 관객을 정녕 귀를 틀어막고 고통스러워하는 저 고니시에 이입시키려고 하는 것일까. '독려'라는 키워드를 소리와 행동으로 각인시킨 것은 인상적인 방식이었지만 그 정도가 과했다고 생각된다.

관객이 보고 싶어하는 제 2번은 아마도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에 대해서일 것이다. 흥미롭게도 전투가 완전히 끝난 순간까지 카메라는 기어코 이순신 장군의 죽어가는 순간을, 이순신 장군의 시신을 관객 앞에 보여주지 않는다. 전란 이후 플래시백으로 그때의 최후를 보여줄 뿐이다. 왜 이런 선택이었을까.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의 뜻'을 스크린에 담고자 한 것으로 느껴진다. 장군의 최후를 전투 중 실시간으로 관객 앞에 '전시'하면 이때까지의 군사들의 수많은 희생, 전투의 참상이 '이순신 장군의 죽음'이라는 거대한 사건 앞에 깡그리 잊혀지게 될 공산이 크다. 이 전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고지휘관의 생명이 아니라 전쟁의 종전이었기에,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순신 장군처럼 스러져간 수많은 군사들의 목숨이었기에.

출전의 직전 지금까지의 전사자 명부를 읽어보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이순신 장군은 자신의 목숨과 군사 한 명 간의 목숨의 경중을 두지 않은 인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는 이 전투를 완전한 승리로 끝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전쟁의 '종전'이라는 것을 역설한다. 말하자면 김한민 감독은 누구보다 이순신 장군을 사랑하는 인물이기에, 전투의 마지막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뜻'에 호응하는 연출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굉장히 과감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해가 되는 선택이고 그 결정을 존중하게 된다.

이쯤이면 위 의문에 관한 대답이 되었으리라. 장점도 크고 단점이 커다란 영화이지만, 무엇보다 김한민 감독의 숙고와 변화가 느껴지는 마지막 작품이었다. 3부작의 최고작은 <노량>이다.

여기서 이어지는 갈래

사람
이 감독을 더 보고 싶어3편›
이 배우를 더 보고 싶어4명›
소재
이순신이 나오는 영화2편›
임진왜란·정유재란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3편›
임진왜란을 다룬 영화3편›
한국의 수군·해군이 나오는 영화3편›
군함이 나오는 영화4편›
16세기가 배경인 영화가 궁금해12편›
해전이 나오는 영화15편›
일본군이 나오는 영화18편›
조선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더20편›
대규모 전투가 좋았어22편›
해군이 나오는 영화23편›
왕자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23편›
바다가 나오는 영화가 좋았어50편›
장례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69편›
전쟁영화를 더 보고 싶어143편›
군인이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246편›
역사물을 더 보고 싶어364편›
액션을 더 보고 싶어438편›
리뷰
리뷰에서 함께 이야기한 영화2편›
음악·촬영
음악 · 김태성12편›
촬영 · Kim Tae-sung8편›

이 영화 다음에 볼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