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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가정을 자부하던 6학년 소녀 렌. 어느 날 아빠가 집을 나가고 엄마가 이혼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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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 어른이 된 그때의 나에게
소마이 신지의 <이사>는 순수함과 이상함 사이를 오가는 영화다. 능숙하게 밥을 먹지 못한다고 어른에게 핀잔을 주는 아이와 그들이 함께 앉아 있는 삼각형 모양의 식탁이 인상적인 오프닝이다. 상황 자체는 가족이 식사를 하는 평범한 순간이지만 동시에 굉장히 이상한 모습들. 과하게 조숙해 보이는 아이 렌과 과하게 철부지 같아 보이는 아버지 켄이치. 켄이치가 딸을 친구 대하듯 하며 렌도 아버지를 친구 대하듯 한다.
그러나 조숙해 봐야 아이는 아이일 뿐인걸까. 아이는 경험하지 못한 낯섦에 부정과 당황에 빠지고, 아이는 볼 수 없는 어른들의 사정들이 아이와 함께 공존해 있다. "난 아빠 엄마가 싸워도 참았어, 근데 왜 아빠 엄마는 못 참는 거야?"라며, 자신이 느끼는 괴리를 역설하지만 아이는 어른들에게서 답을 얻지 못한다. 왜 저 아이가 밝은 '척'을 배워야 하는 걸까. 아직 '아이다움'이 어울리는 나이의 아이가 아이의 세상 너머를 마주했을 때의 괴리일 것이다.
렌은 자신이 제법 성장했다 생각했겠지만, 때때로 어떤 성장은 생채기를 안긴다. 동시에, 어떤 성장은 강요에 의한 성장이다. 왜 엄마는 눈물을 흘리는데 아이는 왜 눈물을 참는 걸까. 성장을 해야만 하는, 성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간이라는 것을 렌은 본능적으로 감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남녀,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유년. 아이의 조숙함은 조숙함이 아니라 자기방어다.
한 번의 빛나는 씬을 짚고자 한다. 엄마와의 웃픈 술래잡기에 이어 문을 잠그고 말 없는 농성에 들어간 렌. 결국 아버지까지 한 집에 모이게 한 렌은 여지없는 부모님의 싸움을 잠자코 듣고만 있다 결국 "왜 낳았어?" 라는 외침과 함께 자신의 존재를 환기시킨다. 참다 못하고 팔에 피를 묻혀가면서까지 창문을 깨고 렌을 낚아챈 나즈나는, 그렇게 기어이 딸의 몸에 피를 묻히게 된다. 어머니는 처음으로 피를 흘리고, 딸은 아무도 있지 않은 화장실에 앉아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다. 본작은 롱테이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시점을 바꾸어 가는 이 씬의 롱테이크는 최고의 롱테이크 중 하나이다.
불꽃놀이 씬 이후 <이사>는 이제까지의 작법과 완전히 동떨어진 작법을 펼친다. 홀로 돌아다니며 홀로 낯선 것들을 본다. 또 홀로 환상을 보기도 한다. 그 환상의 내용은, 지금의 상황과는 달리 세 가족이 함께 기쁘게 놀았던 어느 날의 모습과, 나를 버리고 떠나는 부모님과 모든 것들이 불타는 말하자면 새롭게 쓰여지는 그 순간의 엔딩. 행복했던 과거가 있지만, 이젠 과거를 놓아주어야 한다. 우연히도 들어간 집에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말하셨듯, 옛 추억이란 건 한 손에 셀 정도면 충분하니까. 낯선 장면에 당황스러워하지만, 이내 "축하해"라는 말을 건네는 렌. 그렇게 렌은 성장을 한다. 성장의 대부분은 필연적으로 '혼자'를 필요로 한다.
타바타 토모코의 연기는 아마도 역대 최고의 아역 연기일 것이다. 아역 배우의 좋은 연기는 아이다움을 잘 연기했거나 아이답지 않음을 잘 연기했거나 둘 중 하나일 텐데, 타바타 토모코는 후자의 케이스에서 빛나는 성취를 달성했다. 켄이치만 서명하면 효력이 생기게 되는 이혼 서류를 처음으로 봤을 때의 그녀의 연기는 아역 배우의 능력이라고는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어른인 척 하는 아이'를 연기한다는 버거운 과제를 이보다 더 잘 수행할 수 있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