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알고 있는 미국의, 아니 이 지구의 영웅을 대체 어떻게 다뤄야 하는 것일까. 이 영화는 영웅 서사의 왕도를 따르지 않는다. <젊은 링컨>의 링컨은 고결한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파이 맛 축제의 심사위원을 맡고, 줄다리기 대회에 반칙을 사용해 경기에서 승리하며, 다리를 꼰 채 악기를 연주하기도 한다. <젊은 링컨>에서의 링컨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에서 볼 수 있는 위대한 영웅의 모습이 아니다. 그저 우리 주위에 살고 있는 흔한 사람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링컨이 한 애니의 무덤 앞에서의 행동은 이 영화의 태도를 대변한다. "내가 슬쩍 민걸까." 라는 대사는 역사가 한 인간의 굳은 신념의 결과일수도, 혹은 어떠한 우연의 결과일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환기시킨다.
재판을 성공적으로 끝낸 링컨이지만 그의 모습은 밝지 않다. 영화는 그를 환호하는 군중들의 모습을 비추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그에겐 아직 많은 고난이 남았기에, 샴페인을 터뜨리긴 아직 이르다. 영화의 엔딩에서 내리치는 번개와 링컨의 결연한 낱빛, 무언가를 향해 전진하는 그의 발걸음은 그래서 더욱 비장해 보인다.
<젊은 링컨>의 카메라는 존 포드의 영화 중 인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카메라다. (존 포드의 영화를 모두 보지 못했기에 물리적인 거리마저 가장 가까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인물과 관객 간의 심리적인 거리감은 가장 가깝다. 링컨 그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리액션이 배제된 채 접합되고 연결된 숏들의 구성은 특히 그렇다. 존경할 만한 인물의 나날을 함께 겪는다는 것은 카메라로 표현할 수 있는 절묘한 거리감과 편집의 방향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젊은 링컨>은 존 포드의 가장 정직한 영화이지만 가장 모호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의 목적은 너무나도 분명하지만, 동시에 가장 정의하기 어려운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정말, 50번을 봐도 새로운 것이 보일 것만 같다.
헨리 폰다는 정말 대단한 배우다. 여러 영화에서 그의 모습을 봤고 여러 번 감탄했었지만 이 영화에서 그의 연기는 그의 커리어 최고 연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단했다. 또한 1939년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의 분장 역시 그의 연기를 한층 돋보이게 해준 공로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