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기다린 여성이 금발의 올림머리를 한 채 뒤를 돌아보는 순간의 이미지는 명백히 <거울>의 오마주다. 단순히 그 순간의 이미지적 중첩 때문만이 아닌, <리턴>은 <거울>의 시퀄 같다는 흥미로운 접근도 해봄직하다. <거울>에서 하명없이 기다렸던 그 아버지가, <리턴>에서 돌아와 가족을 만나 생기는 필연적인 이야기. 섬에서의 그 광활한 풀숲은 정말 <거울>의 그것 같이 보인다.
러시아의 드넓은 대지는 유독 스크린 안에서 싸늘한 기운을 풍긴다. 이 영화에서의 즈비아긴체프의 촬영 역시 스산하고 음산한 기운마저 내뿜으며 공간 자체를 관객에게서 지속적으로 떼어놓는다. 말하자면 이러한 촬영으로 관객은 공간 속으로 초대되지 못하며 매 순간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당한'채 이 이상한 부자의 여행에 끌려다니게 된다. <리턴>은 아버지에 대한 탐구의 영화다. <리턴> 속 등장하는 아버지는 일견 권위적인 체제를 강요하는 과거의 잔재처럼 보인다. 안드레이는 그 권위에 은근한 매혹을 느끼고 이반은 새로운 세력의 등장에 경계를 가진다. 심하게도 가부장적이지만, 어쨌든 매번 책임감은 있는 이 아버지를 두고 우리는 갈팡질팡 가치판단을 하기 어려워진다.
신화적 은유가 깃든 로드무비이지만 한편으론 영민하게도 아버지의 미묘한 스탠스를 가지고 미스터리 스릴러의 분위기마저 만들어가고, 궁극적으론 (단지 두 아이들에 국한되지 않은) 인류의 성장영화로 진화한다.
여정에서 돌아온 이후 흘러오는 가족의 사진들. 아버지는 그 자리들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거기에 있었다. 언제 우리와 함께였다고, 불쑥 '리턴'해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는 당신이었지만, 우리가 당신으로 인해 자랐고 한 걸음 나아갔음을 부정할 수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