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와 영원히 함께 숨쉬고 싶다.
고백하자면 나는 짐 자무쉬에 대한 탐구를 이 영화로부터 시작했다. 이 영화를 접하기 전 너무나도 특이한 그의 명성으로 인해 막연한 반발심에 사로잡혔었다는 사실을 터놓지 않을 수 없다. 너무나도 다른 두 예술이 시와 영화일 텐데 과연 영화라는 매체 아래서 시의 모습이 작동할 수 있을 것인지.
매일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매일 같은 정거장을 지나는 버스를 몰고, 매일 소박한 술집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동형반복의 일상이 리드미컬하고 운율이 느껴진다. 그 속에서 조금씩 다른 것들, 이를테면 버스 안에서의 매번 다른 승객들의 매번 다른 잡담. 마치 한 편의 시의 시어처럼도 보인다. 어쩌면 일주일의 반복이라는 지금의 법칙도 시적으로 느껴진다.
<패터슨>은 시간을 기록하기보단 시간을 유영하는 것만 같다. 전진하는 현재는 과거를 동경하지 않는다. 어제는 어제였고, 오늘은 오늘일 뿐이다. 짐 자무쉬는 시간을 사건으로 꾸미려 하지 않는다. 어떤 자극적인 사고도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평온함을 이 영화는 가지고 있다.
창작을 다룬 영화로서도 <패터슨>은 특별하다. 예술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예술이 되는 마법같은 순간들의 더해짐으로 한 예술가의 우주가 창조되는 과정을 <패터슨>은 기꺼이 낭만적으로 담는다. 새로운 노트를 지구 반대편의 낯선 이에게 선물받은 순간, 새로운 생명을 선사받는 감정은 나만 느끼지 않았으리라.
더해, 탁월한 음색으로 펼치는 내레이션, 육중하면서 견고한 움직임, 과장하지 않는 소박한 눈빛. 내가 아담 드라이버를 좋아하는 이유가 이 영화에 모두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