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의 기도 이후 주인공이 등장하는 숏이 이어진다. 영화의 주인공인 '남자'는 사실상 구세주의 이미지다. 자못 뻔한 수호신의 이미지로만 비춰질 수 있는 주인공의 등장이지만, 타인의 시선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창백한 말 한 마리, 그 위에 탄 사람의 이름은 죽음." 이라는 구절의 끝엔 주인공의 모습이 걸려 있다. 또한 이 남자는 목회자다. 악인을 소탕하는 서부 시대 주인공이지만 살생을 피하는, 심히 독득한 형태의 인물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의 주인공들은 -특히나 감독 자신이 주인공을 맡은 경우면 더더욱- 과거에 묶여 있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과거에 자신이 벌인 일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며, 자신이 했던 일들을 자랑스러워 하지 않으며 죄책감과 상처를 가진 채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자신이 만든 과거를 자신이 결단내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 때, 그들은 무언가를 내려놓고 무언가를 포기한다. <페일 라이더>의 남자는 총을 구매하는 동시에 성직칼라를 내려놓는다.
이 영화는 시간상으로도 <석양의 무법자>와 <용서받지 못한 자>의 중간 지점에 있듯, 내용적으로도 두 영화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과도기적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석양의 무법자>에서 보여주었던 오락의 판타지적 모습이 드러나지만, 한편으론 <용서받지 못한 자>와 유사하게 비장함과 어두운 정서가 한껏 느껴진다. 어떤 모습으로 이스트우드의 모습을 만나던, 그의 영화는 언제나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