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시르와 왈츠를Waltz with Bashir

2008 · 아리 폴만 · 호주, 벨기에
후보 · 아카데미 국제장편상
바시르와 왈츠를 포스터
90분 · 애니메이션 · 다큐멘터리 · 드라마 · 18세 이상 · 출연 아리 폴만, Mickey Leon, Ori Sivan, יחזקאל לזרוב · 음악 막스 리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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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옛 친구와 함께 술집에 들른 영화감독 아리는 계속 반복되는 친구의 악몽에 관해 듣게 된다. 매일 밤 꿈에 어김없이 등장해 자신을 쫓는 정체 모를 26마리의 사나운 개들에 관한 이야기.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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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안개 속에서도 끝까지 빛나고 있었던 죄책이란 이름의 섬광

영화 <바시르와 왈츠를>은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사 영화를 방불케 하는 강렬한 현실감을 선사한다. 마치 실제 영상 위에 애니메이션 필터를 덧입힌 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정교하면서도 독특한 영상미는 시작부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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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작의 백미는 단순히 영상 퀄리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화는 극적인 연출을 자제하고 주인공 아리 폴만 감독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찰나의 순간들은 오히려 더 날카롭게 파고들어 심장을 저릿하게 만든다. 꿈결처럼 스쳐 가는 학살의 기억, 영혼이 빠져나간 듯 공허하게 총을 쏘아대던 병사의 모습, 광기에 찬 왈츠처럼 기관총을 난사하던 전우의 환영, 그리고 이 끔찍한 기억들을 떠올리지 못해 괴로워하는 아리 자신의 모습은 전쟁이 남긴 트라우마와 망각의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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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프로젝트의 원본이 감독의 전우들의 녹취 파일이었기에 당연한 수순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 지점에서 우리는 '왜 하필 애니메이션이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은 판타지나 과장된 표현에 더 적합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애니메이션은 다른 어떤 매체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레바논 내전 당시 벌어진 사브라-샤틸라 학살의 참혹함은 실사 영상으로 재현하기에는 너무나 끔찍하며, 자칫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윤리적 딜레마를 피하면서도, 사건의 잔혹성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게 한다. 또한 과장되거나 자극적인 묘사를 최소화하면서도 기억의 파편, 무의식, 환영과 같은 주관적 경험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이쯤에서 감독의 말을 인용하겠다. "전쟁은 종종 초현실적이며, 기억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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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자신의 실제 경험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때로는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서술 방식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몰입감을 자아낸다. 이는 이야기가 허구가 아닌, 엄연한 현실에 발 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말미 애니메이션 화면이 실제 기록 영상으로 전환되며 학살 이후 절규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비추는 순간의 충격과 울림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강력하며,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 뒤에 가려져 있던 현실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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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를 보며 한 가지 복합적인 질문이 남는다. 영화가 이스라엘 병사들의 내면적 고통과 죄책감, 혼란에 초점을 맞추면서, 결과적으로 그들이 학살의 '방관자' 혹은 사건의 전말을 몰랐던 '순진한 피해자'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혹자는 이 영화가 이스라엘의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고도의 자기 변호가 아니냐는 비판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물론 감독의 진의가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점은 영화의 메시지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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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작의 제목은 당시 사건의 사망자이자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이었던 바시르의 이름을 가져온 <바시르와 왈츠를>이며, 한 사람의 영화로 민족의 반성을 촉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을 것이기에, 자신 스스로라도 당시의 죄악 앞에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응시하려는 태도가 있기에 영화의 메시지는 힘을 잃지 않는다.

여기서 이어지는 갈래

지도
「전쟁영화」 지도›
소재
사회와 문화를 담은 다큐2편›
중동이 배경인 영화4편›
민간인을 겨눈 범죄를 다룬 영화5편›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8편›
외상 후 스트레스(PTSD)를 다룬 영화9편›
전쟁 범죄를 다룬 영화가 궁금해12편›
대량 살상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13편›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화14편›
학살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19편›
인터뷰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20편›
악몽 같은 영화가 궁금해22편›
기억상실을 다룬 영화29편›
트라우마를 다룬 영화가 궁금해30편›
참전·전역 군인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33편›
기억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33편›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궁금해44편›
개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50편›
환영과 예지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59편›
군대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68편›
애니메이션을 더 보고 싶어106편›
전쟁영화를 더 보고 싶어143편›
군인이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246편›
음악·촬영
음악 · 막스 리히터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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