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유어 아이즈Close Your Eyes

2023 · 빅토르 에리세 · 아르헨티나, 스페인
클로즈 유어 아이즈 포스터
169분 · 드라마 · 미스터리 · 12세 이상 · 출연 Manolo Solo, Jose Coronado, 아나 토렌트, Petra Martínez · 음악 Federico Jusid · 촬영 Valentín Álvarez
이 영화로 지도 보기

보기 전에

주의사항 2개 보기
무거운 주제약물 묘사확인된 것만 표시됩니다. 없다고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길 찾기여기서 다른 영화까지 몇 걸음일까→
시놉시스 보기

스페인의 유명 배우 훌리오 아레나스가 미스터리하게 실종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 덕분에 다시 뉴스에 등장했습니다.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별점과 글 보기 · 1,806자
★★★★☆4.53.0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글 보기 · 줄거리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필멸의 시간 안에서 영화라는 불멸의 시간을 발굴한다는 것

이 영화는 태생부터 '영화에 관한 영화'로 만들어질 운명이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빅토르 에리세는 과작의 대표적인 감독이다. 1973년 <벌집의 정령>으로 장편 데뷔하였지만 데뷔한 지 50년이 넘은 지금 2024년 그의 작품 수는 본작 전까지 겨우 3편이었다. 물론 그럼에도 그가 스페인 영화계를 넘어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선 역설적으로 그의 작품 하나하나가 어떤 성취를 이뤄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상황에서 전작인 <햇빛 속의 모과나무>는 약 30여년 전의 작품이다. 그렇기에 30여년 만에 나온 신작 본작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감독 자신의 과거를 반추하는 이야기도, 예전과 달라진 시네마의 현실을 한탄하는 이야기도 모두 들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우리가 빅토르 에리세라는 감독을 떠올릴 때면 가장 먼저 상상케 되는 반짝거리는 미학이 상당 부분 제거된 영화다. 아예 없다시피 하단 느낌마저 든다. 픽션보단 논픽션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물론 극 안에서지만 다큐멘터리적 형식을 취하고 있음과 동시에) 카메라의 조작이나 인공적인 구도로 인한 미학은 본작에서 전무하다시피 하다.

​

영화의 주인공 미겔 가레이의 친구이자 영화 편집자인 맥스는 필름 산업이 사멸해가는 현실에 한탄한다. "이제 이 산업은 고고학이 되었어"라며. 동시에 창고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의 포스터를 '찾은' 것에 기뻐하는 그는 진정 고고학자다. 허나 한편 <택시 드라이버>의 촬영감독 마이클 채프먼은 "영화는 가까운 과거의 고고학이다"라고 평한 적이 있다. 역설적이게도, 필름 산업을 위시한 영화 산업은 고고학과 같이 '구식'의 것이 되었지만, 영화 즉 시네마가 하는 일은 가까운 과거를 거슬러 카메라 안에 영원히 보존시키는 것일 테다.

​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영화를 발굴하러, 또한 빅토르 에리세는 과거의 자신을 발굴하러 여정을 떠난다. 그 첫 번째 시작은 아나 토렌트다. 어느덧 얼굴에 주름이 깊어진 배우 아나 토렌트는 그러한 의미에서 빅토르 에리세의 전작을 떠올리게 하는 하나의 심볼로서 기능한다. 빅토르 에리세의 장편 데뷔작인 <벌집의 정령>에서 순수함의 상징으로 남았던 그녀는 50년이 지난 지금 감독의 부름을 받아 다시 그의 카메라 앞에 섰다. 그녀는 존재만으로도 살아있는 시네마의 증거이자 흔적이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아름다웠던 과거를 거꾸로 추적해가는 이야기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벨벳 골드마인>을 연상케 한다. <벨벳 골드마인>은 <시민 케인>을 연상케 하지만, <클로즈 유어 아이즈>은 <시민 케인>보단 <벨벳 골드마인>에 가깝게 느껴진다.

​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지금은 잃어버렸지만 과거엔 살아 있었던 시네마를, 혹은 훌리오 아레나스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기도 하다. 본작의 훌리오 아레나스는 잊혀져가는 '시네마 정신'의 현신처럼 느껴진다. 미겔이 30여년 만에 만난 훌리오 아레나스는 어떤 사람이던가. 몸은 움직이나 그의 동작에는 어떤 주체성도 담겨져 있지 않은 듯 느껴지고, 눈은 떠 있지만 무언가를 응시하지 못하는 듯 빛이 꺼져있다. 그 훌리오 아레나스가 종국에 이르러 눈을 감는 것은 그래서 그의 의식적이고 자의적인 '행동'이자 소망을 담은 '염원'일 것이다.

​

영화는 과거의 영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인들은 돌아올 수 있을까.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기적을 제시하지 않지만 기적을 믿고 싶어하는 영화다. 그리고 그들의 과정은 또 하나의 작은 기적이다. 디지털과 OTT의 시대인 21세기에서, 영사기를 돌려, 관객을 극장에 앉혀 상영한다는 것이.

여기서 이어지는 갈래

지도
「영화에 대한 영화」 지도›「케인 이후」 지도›
사람
이 감독을 더 보고 싶어2편›
이 배우를 더 보고 싶어1명›
아나 토렌트1편›
소재
인간을 수수께끼로 다룬 영화2편›
2010년대가 배경인 영화9편›
영화가 영화를 말하는 영화26편›
실종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33편›
기억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33편›
영화 속 방송이 나오는 영화40편›
영화 만드는 이야기가 좋았어42편›
극중 배우가 나오는 영화42편›
작가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46편›
기자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54편›
아버지와 딸 이야기가 좋았어61편›
수사물이 좋았어80편›
우정을 다룬 영화가 좋았어133편›
미스터리를 더 보고 싶어165편›
예술가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179편›
리뷰
리뷰에서 함께 이야기한 영화4편›
음악·촬영
음악 · Federico Jusid1편›

이 영화 다음에 볼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