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키스트 아워>는 꽤나 명확한 목적과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진 영화다. 마치 'Who is Winston?'이란 부제를 단 것처럼 초반 10분간의 시퀀스는 윈스턴 처칠이라는 인물의 특징이 어떠한지를 관객들에게 소개하는데 일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또한 연출적으로는 트래킹 숏과 패닝, 롱테이크의 고전적 사용을 통해 '클래식'이라는 이 영화의 외적 컨셉을 어필하고 있다.
때론 고전적인 연출이라는 컨셉에 강박적으로 집착한 듯한 느낌도 든다. 실내 장면이 대부분인 이 영화에서 조명의 사용은 어렴풋이 <배리 린든>을 떠올릴 수 있지만 그 강박적인 사용은 반대로 큐브릭을 따라한 것만 같다. 총리가 된 처칠의 첫 연설 장면에선 화려하지만 때론 과해 보이는 카메라워크가 눈길을 끈다.
한편 <다키스트 아워>는 타자기라는 물건을 영화 내내 집요하게 포착한다. 자연스레 처칠의 비서도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이미지의 컨셉, 사운드의 리듬 역시 타자기의 그것을 따라 디자인되어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감독 조 라이트는 역사는 기록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 같다. <다키스트 아워>는 이미지로 쓴 역사서다.
게리 올드만은 이 영화에서 경력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배우 자체의 개성이 강한 편임에도 이 영화에선 게리 올드만이 게리 올드만으로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절박하게 미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장면이나 지하철 안에서 시민들과 대화하는 장면 등에선 그의 연기 내공을 무한히 느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지하철 장면'에서 영화가 다소 직설적으로 주제의식을 방출한다는 느낌을 받아 아쉽다. 그렇지만 이를 제외하곤 여러 관점의 균형감을 유지하고 우직하게 끝맺음으로 걸어가는 영화의 진정성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