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11, 토끼, 가면 등. 시작부터 떡밥을 줠라게 뿌리길래 어떻게 감당하려나 했더니 어느 순간 하나씩 활용은 했더래요? 난 이런거 싫어요. 왜 나한테 굳이 성경을 펴서 예레미야를 찾아보게까지 만드나요?
감독 스스로가 상징을 집어넣으면서 쾌감을 느끼나보다.
심지어 호러라는 장르 영환데 이야기가 관객과 같이 가야지 저만치 앞에서 얘들아 떡밥이다 얘들아 음악에 너희를 맞춰라 식으로 지혼자 앞서 나가는 전개를 보이면 나는 영화에 집중할 자신이 없다.
상징이 많아서 싫은 것도 있지만 정확하겐 상징이 서사를 먹어버리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 되어서 불만이라는 거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언제 풀릴까 기대하는 떡밥, 반전같은 '스킬'을 빼면 이 영화의 서사 구조는 후지다.
복제인간 가족과 대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과잉은 헛웃음이 나오긴 했지만 넘어간다 쳐도 전반적인
카메라의 과잉 음악의 과잉 설정의 과잉 등이 넘쳐서 장르 위에 올라타기가 힘들었다.
지하인(구분하기 쉽게 나누자면)들이 지상인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이 무슨 당위성이 있는 건지 난 잘 모르겠다. 설정 자체가 비현실성 가득한 설정이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는 설명충 시퀀스는 그냥 넘어갔는데 그 '진실'과 그로 인해 생겨난 일련의 사건들이 나는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
이 영화의 세계관이 너무나도 간편한데다 심지어 잘 활용도 하지 못한다. 복제인간 등장해서 데칼코마니쇼하는거 말곤 무슨 쓰임새였는지 잘 모르겠다.
이 영화에 수많은 함의와 해석이 가득하다는 것은, 발견한 것도 있고 짐작한 것도 있으며 더군다나 감독의 전작을 봐도 예상은 할 수 있다.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나도 많다. 모든 장면에 상징성을 갖는 수단을 집어놓고 있다.
장르영화에 특이한 세계관까지 집어넣었으면 이에 대해 최소한 피상적인 활용이라도 해야 되는데
껍데기와 알맹이가 조응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분명 공포/스릴러 영화다.메시지도 좋고 다 좋지만 장르 영화는 '할 것'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겟 아웃>에 비해 장르적인 특징은 훨씬 덜했다. 쉽게 말해,
안 무서웠다. 단지 여캐가 꺽꺽거리는 소리때문에 불쾌하기만 할 뿐.
메시지를 전달하는거 좋지만 공포영화의 탈을 썼으면서 상징과 메시지에만 심취한다면 영화는 좋은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강력한 반전, 이야기는 더욱 공허해진다.
복제인간이 등장하는 시점부터 오프닝 시퀀스가 생각나면서 혹시? 했던게 그대로 일어나서 신기하기도 했다. 뭐 내가 제대로 예측했다고 그 자체로 영화가 후진 것도 아니고 내가 대단한 것도 아니다. 어쨌든 강력한 반전이 영화의 최후반부에 등장한다.
좋다, 좋은데 영화는 영화로 읽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반전이 이 영화에서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래서 뭐? 난 반전과 이 이야기를 엮을 능력이 아직은 없는거 같다.
생각나는대로 적어보자면, 지하인 가족의 침입이 주인공의 복수를 위한 팀업으로 본다면 반전이 연결될 듯 싶은데, 일단 영화에선 이에 대한 암시는 없었던 거로 기억한다. 어쨌든 뭐 이게 맞다면 나머지 지하인들의 똥꼬쇼는 맥락없는 희생으로 보이며 감독의 메시지와 배치되는, 폭력적인 행동을 내뿜는 지하인들로 보여 감독의 주제에 쉬이 공감하기 어렵다.
쓰다 보니 영화에 대한 투정만 늘어놓은거 같은데 분명 초반부는 굉장히 훌륭했다고 생각하고 전작에 이어 감독의 개성이 확실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해 그 부분에선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