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물의 길Avatar: The Way of Water

2022 · 제임스 카메론 · 미국
후보 · 아카데미 작품상후보 · 골든글로브 작품상
아바타: 물의 길 포스터
192분 · 액션 · 모험 · SF · 12세 이상 · 출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 음악 사이먼 프랭글렌 · 촬영 러셀 카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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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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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예술가의 궁극적 목표에 도달한 듯 보이는 제임스 카메론

알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을, 지옥같은 교통편을 뚫고 남양주까지 원정을 떠나 남돌비로 본 내 결정은 틀리지 않았다. 마치 거대한 어항을 현미경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듯한 기막힌 사실감. 너무나도 사실적이라 오히려 놀랍지 않은 느낌을 받는 지점들이 있을 정도였다. 제이크 가족이 멧카이나 부족의 터전으로 거처를 옮긴 이후부터는 정말 개안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수 년간 양산형 CG에 절여 있던 나의 눈을 씻어 주었다. 그냥 "실사영화를 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화면엔 푸른 외계인들이 헤엄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저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제임스 카메론은 진정 판도라를 여행하고 온 것일까. 그는 자신의 세계를 완벽히 완성했다.

등장인물들의 관계성은 전작보다 훨씬 다층적이 되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관계는 제이크 설리와 쿼리치 대령이다. 아드모어 장군과 아바타로 환생한 쿼리치 대령의 구도는 1편의 쿼리치 대령과 제이크 설리의 구도와 완벽하게 닮았다. 숲에서 판도라의 생물들을 목격하고 숲에서 나비족의 언어를 사용하고 이크란을 길들이는 등 1편에서 제이크 설리가 나비족의 생활양식에 적응하기 위한 행적을 그대로 따라간다. 육체적으론 2편의 제이크를 추적하며 정신적으론 1편의 제이크를 추적하는 쿼리치는 굉장히 흥미롭다.

몸만 인간인 스파이더를 아들로 둔 몸만 아바타인 쿼리치 대령. 전작의 에피소드로 인해 복수를 다짐하면서도 '스파이더'라는 인물로 인해 한 줄기 인간성을 잃지 못하는 쿼리치. 그리고 영화는 기어이 쿼리치를 살려 두었다. 이 인물을 차기작에서도 사용할 것임을 분명히 해둔 셈이다. 제이크 설리처럼, 쿼리치 대령 역시 나비족에게 동화될 것인가? 쿼리치가 신념의 변화를 일으켜 나비족을 도우는 역할을 하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그의 캐릭터성은 차기작에서 보다 입체적이 될 공산이 크다.

'이주'라는 테마도 이 영화의 주제인 가족 서사를 흥미롭게 만든다. 우리와는 다른 이 나비족들에게서도 그들만의 '외부인'이 존재하며, 그들 역시 자신과는 다른 부족을 경계하고 신기하게 여기는 모습들. 그 낯선 곳에서 적응해야만 하는 외부인 제이크 가족. 그 가족을 이루는 여러 구성원들의 특징도 흥미로운 수준이다. 제이크와 네이트리 사이에서 태어난 세 명의 자식들은 자연스레 순혈이 아닌 혼혈의 특성을 지니게 되었으며, 그 중에서 차남 로아크는 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해 말썽을 일으키는 미성년 소년이다. 그레이스 박사의 아바타의 딸 키리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며 영적인 경험에 눈을 뜨는 소녀이다. 스파이더는 혼혈도 아닌 인간 소년이다. 그들 중에서도 부모에 대한 결핍을 가지고 살아가는 스파이더와 키리 간의 연대는 인상적인 수준이다. 차기작에서 이 캐릭터들이 어떻게 활용될지도 주목해 볼 부분이다.

상술한 내용들과 반대로 아쉬운 점들도 존재한다. 뻔한 기승전결보다도, 1편보다 약간은 '공산적'이 되어 버린 듯한 접근방식은 아쉽다. 1편도 플롯의 복잡하진 않았지만 인간과 아바타라는 두 몸 사이에서 "나는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 라는, 제이크 설리의 존재론적인 갈등을 다루는 이야기는 비단 블록버스터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꽤나 독창적인 주제였기 때문이다.

또한 액션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있다. 물론 이해되는 지점이 있다. 종의 전쟁과 존재의 고찰을 중점에 뒀던 전작의 이야기에 비해 2편의 이야기는 오히려 전작보다 작은 주제인 '가족'의 이야기이고, 이 영화의 요지는 제이크 가족의 성장과 생존이기에 영화의 액션은 전작보단 상대적으로 소규모를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하는 바이다. 허나 어쨌든 절대적으로 긴 시간을 가지고 있는 본작의 액션 장면들은 형태를 다양하게 변주하며 이어나가지만 그 밀도가 낮기에 화려하지만 지루하다. 역설적이게도, 러닝타임 중 가장 흥미진진해야 했을 후반부 액션 시퀀스가 나에겐 가장 지루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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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사실상 객관적인 듯한 두 요소인 '압도적인 영상미'와 '단조로운 서사'를 각각 어느 정도의 무게를 두고 영화를 평가하는 데 기준으로 삼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 전작보다 분명 발전된 영상미를 보여주었지만 총합적인 완성도는 전작보다 아쉬운 영화. 나의 생각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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