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의 꿈Train Dreams

2025 · 클린트 벤틀리 · 미국
기차의 꿈 포스터
102분 · 드라마 · 서부 · 15세 이상 · 출연 조엘 에저튼, 펠리시티 존스, Nathaniel Arcand, 클리프턴 콜린스 주니어 · 음악 Bryce Dessner · 촬영 Adolpho Vel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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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휩쓸던 미국. 한 벌목꾼이 사랑과 상실을 겪으며 담담하고 의연하게 일상을 이어간다.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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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0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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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의 시대를 이끌었던 한 부품의 차분한 쇠락

나는 테렌스 맬릭을 매우 지지한다. 내 영화를 보는 태도는 맬릭에서부터 출발했다고까지 말하고 싶다. 그의 태도에서 배운 것은 영화의 이미지가 그 순간만을 담기 위해 과도하게 '계획'된 흔적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의 카메라가 어떤 장면을 찍을 때, 그 장면이 그 순간에 처음 일어나고 있는 듯한 인상. 그것이 영화가 지향해야 할 지점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러한 면에서 <기차의 꿈>은 맬릭을 연상케 하는 지점이 존재한다. 작게는 맬릭 특유의 인물들을 클로즈업하는 방식에서부터, 카메라에 담긴 공간과 인물들을 (마치 앞 장면과 뒤 장면을 위한 '부품'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을 위해서가 아닌 듯) 그 순간 그대로를 담는 태도는 분명 맬릭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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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체를 보았을 때 이 영화의 이미지들이 이 영화의 텍스트를 초월할 수 있는가 묻는다면 그렇지 못하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 영화의 이미지가 텍스트 이외의 것을 전달했는가 묻는다면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맬릭의 영화에서 이미지가 텍스트에 앞서 장면 자체로 관객의 공감각적인 사유를 이끌어냈다면, 본작에선 '맬릭스러운' 비주얼의 이미지들은 존재하지만 그저 텍스트를 조달하는 부차적인 기능으로만 남았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의 족쇄를 벗어나진 못했다는 것이 못내 아쉬움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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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기차의 꿈>에서 보다 호평하고 싶은 것은 스토리텔링에서의 '태도'다. 주인공에게는 크나큰 비극이 닥치지만, 이 영화는 그것에 대해 유난 떨지 않는다. 때로는 슬픔 앞에서 눈물을 터트리는 인물의 모습보다, 눈물을 꾹꾹 참으며 절대 울지 않으려 애쓰는 인물의 모습이 더 관객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 <기차의 꿈>은 그 절제의 효과를 제대로 보여주는 예시다. 비극을 꾹꾹 참으며 담담한 서술들로 인해 오히려 그 슬픔이 관객에게도 피부에 닿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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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의 꿈>의 형태는 서부극의 느슨한 차용이자 현대적인 변주처럼도 보인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산업 역군으로, 나무를 베며 전진하는 그는 언뜻 자연과 인디언들의 '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가 외로움에 빠졌을 때 그를 유일하게 도와주는 이는 바로 '인디언'인 '이그네이셔스 잭'이었다. 주인공 로버트 그레이니어는 명백한 가장이지만 어떤 가부장적인 모습 가득한 구시대의 유물로 보여지진 않으며, 카리스마 대신 진한 우울감과 외로움을 머금은 (서부극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다. 홀로 비틀대며 문 밖을 나서던 <수색자>의 이든이 그래도 마지막까지 멋으로 역사에 남았다면 <기차의 꿈>의 로버트는 그저 그리움에 휩쌓인 채 눈 덮인 바깥으로 도망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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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죄책감이 되어 로버트를 감싼다. 아니 어쩌면 죄책감이 그리움을 부른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움과 죄책감은 서로를 원인으로 삼는다. 그가 만난 새 인연 클레어는 역설적이게도 로버트 가족의 죽음으로 생긴 직책(산불 감시)을 맡기 위해 이 곳으로 온 인물이다. 그리고 그녀 또한 1년 전 남편을 잃은 슬픔이 있는 자. 그녀는 그 슬픔을 잊기 위해 내내 멍하니 있어야 하는 이 직책을 맡았는지도 모른다. 어떤 크나큰 아픔은 어떤 미친 행동도 미친 것이 아니게 만든다. 겪을 것은 다 겪어야 비로소 마음에서 끝난다는 비극. 그래서 로버트가 비로소 편안에 이르른 순간은 (아마도 환상이었겠지만) 딸이 찾아 온 어느 날 밤 이후도 아니었으며, 그가 죽기 직전 하늘 위에서, 그야말로 세상이 위아래로 뒤집히고 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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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스크린으로 보지 못해 가장 아쉬웠던 작품이자, 아마도 가장 많은 이들이 놓쳤을 수작이며, 한 배우의 최고의 연기가 든 작품.

여기서 이어지는 갈래

사람
이 배우를 더 보고 싶어2명›
소재
숲속 오두막이 나오는 영화3편›
오두막이 나오는 영화8편›
일상을 담은 영화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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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레이션이 이끄는 영화5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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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이 나오는 영화69편›
부부 이야기가 좋았어97편›
부모와 자식 이야기가 좋았어15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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