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Monster

2023 · 고레에다 히로카즈 · 일본
괴물 포스터
126분 · 미스터리 · 스릴러 · 드라마 · LGBT+ · 12세 이상 · 출연 안도 사쿠라,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나가야마 에이타 · 음악 사카모토 류이치 · 촬영 近藤龍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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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사오리는 아들 미나토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 용기를 내 찾아간 학교에서 상담을 진행한 날 이후 선생님과 학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기 시작하고.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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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0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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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없이 소중하게 흘러가던 유년의 어떤 상처는 사회의 몫이었고 또다른 어떤 상처는 바로 우리의 몫이었다

<괴물>은 '어른들의 세계'를 '책임'이라는 개념으로 치환해 설명하고자 한다. 싱글맘 사오리는 아이를 홀로 양육하지만 아이에겐 행복만을 주고 싶다. 초보 교사 호리는 뜻대로 되지 않지만 어린 학생들을 차이 없이 보살피고 싶어한다. 교장 마키코는 개인을 제거해서라도 시스템을 지키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영화의 주인공인 두 아이들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운, 바꿔 말하면 무책임한 행동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괴물>은 사람들의 그 책임이라는 것들이 서로 상충하며, 절대적인 악의가 아니더라도 사람에게 상처와 고통을 안겨다 줄 수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최고작 중 하나인 <걸어도 걸어도>가 떠오를 정도로, <괴물>의 인물들 중 절대적인 선행만을 '일삼는'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손녀를 잃은 아픔이 있는 마키코 교장은, 죄 없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 섬짓한 악인인 동시에, 아이에게 행복의 가치를 알려주는 따스한 스승이기도 하다. 열정과 선의로 가득했던 인물이 호리였지만,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미나토에게 '남자다움'을 강요하고 있었다.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할 뿐이었던 사오리의 적극성은 결국 신임 교사가 직장을 잃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아이들의 영화'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주제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호리 선생님에게 해가 되는 발언들을 한 것은 그것이 호리 선생님을 해하기 위해, 또는 그에게 악의가 있어서 그런 방향으로 말을 한 것이 아닌, 그저 현재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자기 방어적인 행동이었다고 이해해야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미나토의 스탠스가 다소 미묘한 것 역시 설명이 될 것 같다. 미나토는 분명 어린아이고 흔들리는 시기이겠지. 요리는 분명 동성애자일 것이다. 그러나 미나토는 요리라는 너무 좋은 '친구'를 만난 것이며 그 친구가 너무 좋은 나머지 이게 사랑이다라고 오히려 착각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정과 사랑을 정확히 구별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미성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럼에도 이 영화를 퀴어 영화라고 명명한다면 그것에 반박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의 아버지처럼 살지는 못할 것 같다고 고백하는 미나토, 떠나게 되었음을 설명하는 요리의 말과, 우정이라기엔 다소 진한 부분이 있는 그들의 스킨십, 그리고 정말 묘했던 그 공간의 공기. 그러나 나는 보다 정확하게, 이 영화에서 퀴어는 하나의 소재일 뿐이지 이 영화의 주제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보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칠 정도로 너무나 일찍 철이 든 것 같은 호시가와 요리. 그러나 왜 그에게도 상처가 없었겠는가. 게임을 하던 도중 "나는 호시카와 요리입니까?" 를 들은 요리의 그 나지막한 쓴웃음을 영영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미나토. 동급생과 선생의 편견 섞인 언행은 그에게 폭력이었다. 요리만이 그를 편견 없이 친구로 대해 주었다. 세상 어디에도 편안한 곳은 없었기에 미나토는 폭풍우가 치는 날에도 실내가 아닌 실외로 나갈 수밖에 없었고, 마치 연옥을 향해 가는 듯한 열차 안이 그들만의 공간이었다.

영화의 엔딩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들의 생사는 결정된 것일까. (물론 감독은 그들이 죽은 결말은 아니라고 언급했지만서도) 나는 그들이 살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관념적으론 생(生)의 상태라 생각한다. <버드맨>의 엔딩을 떠올려보자. 주인공 리건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영화가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밖을 내다보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샘. 육신의 생과 사보다 중요한 것은, 마침내 자유로워진 리건의 '비상(飛上)'이라는 은유일 것이다. <괴물> 역시 마찬가지다. 눈이 부시게 그들을 빛내는 태양과, 푸른 대지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 이것에서는 죽음의 컨텐츠인 '침묵'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화면에 가득한 생(生)의 에너지. 비상한 미나토와 요리.

이 영화에서 가장 괴물에 가까운 인물은 아마도 고레에다 히로카즈일 것이다. 저 아이들에게서 어떻게 이런 깊고도 진한, 또한 아마도 그 아이들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감정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일까. 그들은 이 영화에서 천연덕스러운 동시에 베테랑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안도 사쿠라. 무시무시한 배우다.

여담으로 근래 하마구치 류스케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주거니 받거니 하는 티키타카는 30여년 전 대만 뉴웨이브의 허오 샤오시엔과 에드워드 양을 보는 듯 하다. 다음은 하마구치 차례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2024년 4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여기서 이어지는 갈래

지도
「동아시아 청춘」 지도›「어른들이 못 본 척한 것을 아이들은 본다」 지도›
사람
이 감독을 더 보고 싶어13편›
이 배우를 더 보고 싶어1명›
안도 사쿠라1편›
소재
초등학교가 배경인 영화5편›
여러 시점으로 보는 영화가 궁금해9편›
남성성을 다룬 영화10편›
비엘 소재 영화10편›
학대를 다룬 영화11편›
의심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15편›
괴롭힘·따돌림을 다룬 영화가 궁금해18편›
소꿉친구 이야기18편›
홀로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가 궁금해21편›
괴롭힘당하는 인물이 나오는 영화24편›
학교가 배경인 영화가 궁금해26편›
어린 시절을 다룬 영화가 좋았어27편›
스승과 제자 이야기가 좋았어35편›
비가 내리는 영화가 좋았어40편›
교사가 나오는 영화가 궁금해46편›
엄마와 아들 이야기가 좋았어47편›
성장 영화를 더 보고 싶어48편›
퀴어 영화를 더 보고 싶어53편›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66편›
일본이 배경인 영화를 더80편›
우정을 다룬 영화가 좋았어133편›
부모와 자식 이야기가 좋았어152편›
가족 이야기를 더 보고 싶어161편›
미스터리를 더 보고 싶어165편›
스릴러를 더 보고 싶어422편›
리뷰
리뷰에서 함께 이야기한 영화4편›
음악·촬영
음악 · 사카모토 류이치4편›
촬영 · 近藤龍人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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