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조화의 예술이다. 음악, 촬영, 연기 등의 수많은 요소가 한데 모여 종합적인 거대한 바다를 이룬다. 때론 불필요해 보이는 장면들도 영화의 총체에선 절묘한 리듬을 형성하는 주요한 도구로 가능할 수도 있다. 때문에 영화에서 완급조절이란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매 순간 쉬지 않고 전력의 에너지를 발휘한다면 관객들에게 부담감과 피로감을 안길 가능성이 크고, 영화의 결과적인 완성도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허나 <시티 오브 갓>은 그 어려움을 뚫고 탄생한 광기의 걸작처럼 보인다.
<시티 오브 갓>의 연출은 현란하다 못해 화려하다. 개인적으로도 근래 감상했던 영화들 중 제일이라는 생각이 단번에 들 정도였다. 핸드헬드의 카메라는 아이들의 얼굴을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득 담기도 하며, 빈민가의 안과 밖을 쉴새 없이 뛰어다니기도 한다. 정말 빠른 템포의 편집이나, 여러 시점으로 전개하는 플롯도 흥미롭다. 정말 모든 것이 과하지만 영화는 그 과정을 끝까지 밀고 나가 에너지로 납득시키고 관철시킨다.
등장인물이 상당히 많고 대사량도 상당히 많고 사건들의 양도 굉장하다.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래서 도구적으로 사용되는 감이 있긴 하지만 이를 통해 계속적으로 촘촘하고 강렬하게 생겨나는 이야기들에 눈을 뗄 수 없다.
누구에게도 정을 온전히 붙일 수가 없다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자 강점인 것 같다. 초반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텐더 트리오'나 리틀 디스와 베니, 심지어 일말의 양심을 지닌 선인처럼 보이는 로켓이나 네드에게도 그렇다. 이 영화에서 "저 사람이 혹시나 죽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은 없어서 편하다.
말하자면 이 영화의 스탠스는 이렇다. "어차피 당신도 이 난장의 비극을 막지 못하니, 그냥 지켜봐라." 그래서 누구도 옹호할 수 없다. 이곳에 온 이상, 로켓이건 녹아웃 네드건 모두 갱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