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를 위시한 '종교'라는 소재는 호러라는 장르에서 활용하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아마도 일반인들의 시선에서는 낯설고 긴장될 분위기에, 엄숙하고 침묵이 요구되는 공간, 통일된 옷차림의 내부인들, 무언가 비밀이 있을 것만 같은 그들의 커뮤니티. 그 미지의 공간이 배경으로 등장했을 때 호러에서 최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미스터리'를 만들어내는 과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오멘: 저주의 시작>은 수십 년 전의 고전을 본격적으로 잇는 작품임과 동시에, 호러 영화들이 지금껏 증명해 온 문법을 충실히 따라간다. 스토리텔링마저 클래식스럽다. 미스터리한 공간에 들어온 순진한 주인공이, 공간의 역사를 마주하며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는 이야기. 그러한 에피소드들을 맞닥뜨리며 주인공의 성장을 도모하는 이야기 역시, 호러의 역사가 보증해 온 든든한 형태이다. 그러한 면에서 주인공 역으로 분한 넬 타이거 프리의 연기가 굉장했다. 어떤 순간에는 <포제션>의 이자벨 아자니가 떠오르기도 했다.
아마도 <오멘: 저주의 시작>의 최종 빌런은 악령이 아닌, 권력을 쥐고 있는 기독교의 높은 집단일 것이다. 믿지 않는 현재의 젊은 세대를 겨냥한 방책은, 통제할 수 있는 적그리스도를 스스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 그들이 다시금 교회로 오게끔 하는 것이었다. 신앙을 전파하고 예수의 증인이 되는 목적이 아니라, 교회의 힘과 자신들의 이권을 여전히 쥐고 있기 위한 집단의 추악한 면모는 영화의 모든 사건이 행해지는 가장 큰 동인이다.
오프닝이나 파올로의 교통사고 장면 등 과장된 신체 훼손 장면들이 영화의 제법 엄숙한 분위기에 훼방을 놓는 듯 느껴지며 몰입을 저해시킨다. 어쩌면 본작은 그로테스크한 연출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었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제법 우아한 분위기를 내뿜곤 하는데, 전체와 어울리지도 않는 과한 일부는 되려 전체를 저렴하게 보이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많은 호러 작품들이 이야기를 펼치는 도중 생겨나는 귀찮은 과정들을 스리슬쩍 손쉽게 처리하곤 한다. 그것이 호러의 장르 아래선 용인되곤 하며, 실제로도 큰 문제로 비춰지진 않는다. 그러나 본작에선 그 정도가 다소 과했던 것은 아녔나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의 가장 중요했을 진실이 고작 잠깐의 회상 한 번으로 모두 드러난다는 것이 관객에게 얼마나 무력한 느낌을 가져다 주는지 본작으로 느끼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