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딩턴Eddington

2025 · 아리 애스터 · 미국, 핀란드
에딩턴 포스터
149분 · 서부 · 코미디 · 범죄 · 청소년 관람불가 · 출연 호아킨 피닉스, 디어드리 오코널, 엠마 스톤, 마이클 워드 · 음악 대니얼 펨버턴 · 촬영 다리우스 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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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뉴멕시코의 작은 마을 에딩턴에서 이웃 간 불화가 깊어진다. 그 갈등은 보안관과 시장의 대립으로 이어지며 마을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다.

에디터가 이 영화에 대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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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0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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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은 서로 닮았지만, 모든 악은 제각각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영화는 가상의 도시 ‘에딩턴’을 배경으로, 코로나의 위기가 전 세계를 잠식해가던 2020년 5월을 시점으로 하고 있다. 명령에 따라 마스크를 쓰는 사람과 쓰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대립하고, 온라인에서 음모론은 활개를 친다. 마트에서 만난 시장과 주민들은 이것은 의무이기에 마스크를 쓸 것을 당부하지만, 자신처럼 천식이 있는 등 숨 쉬기 어려운 자들도 존중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조는 그들의 말을 귓등으로 듣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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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딩턴>은 정치에 그 뜻을 두고 있는 영화지만, 한편으로 치우쳐진 프로파간다의 형상을 취하고 있진 않다. 가장 인상적인 풍자 대상은 단연 ‘백인 폐지주의’를 주창하는 (과대망상과 과한 사명감에 빠진) 백인 청소년들이겠지만, 그들과 대항하는 구도인 주인공 ‘조’를 마냥 선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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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애스터 세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은 ‘위선 폭로’다. 백인 폐지주의를 주창하는 백인 청소년의 집에서 그의 아버지는 어이없다는 듯 야단친다. “너 씨발 저능아냐? 너가 백인이야!” 평화 시위라며 허가도 받지 않은 채 시위하는 이들은 한 상점을 ‘인종차별 상점’이라며 테러해 버리고, 무허가 시위를 통제하러 왔을 뿐인 (흑인) 경찰 마이클에게 위선자라며 비난한다. 그러면서 그에게 자신들의 BLM 시위를 같이 하자고 이끈다. (백인인) 나는 인종차별을 경험해 본 적 없지만, 너는 경험했지 않냐고. 내 싸움이 아니라 너희를 위한 싸움이고 나는 위선자고 너희가 나서야 한다고. 아리 애스터는 다양성이란 이름 아래 가려진 위선의 흥미로운 한 지점을 포착한다. 다양성의 이명은 ‘쓰레기장’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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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온라인 세상이 또 하나의 ‘리얼 월드’로 작용하는 시점에서, 아리 애스터는 온라인의 것들이 과연 진실한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조는 자신의 아내가 과거 테드 시장의 아이를 임신했다가 낙태를 종용받았던 일을 밝히지만, 루이스는 페이스북에 전혀 다른 내용의 반박 영상을 올린다. ‘해명’이나 ‘반박’ 영상이 올라오면 다수는 그 주장 자체를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그녀가 ‘해명’했기 때문에 그것이 진실일까? 지금은 레거시 미디어가 아니라 개인적인 플랫폼에 무언가를 올리면 그 자체만으로도 진실을 밝히는 운동가의 대우를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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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M 시위를 맹렬히 나가던 소년 브라이언은, 조를 죽이려던 상대를 죽이고, 그 순간을 영상으로 남긴 덕분에 '우익'의 영웅이 되어 막대한 부를 얻게 된다. 정작 어쩌면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어 준 이유가 되었을 수도 있는 조는 전신불구가 되어 '최신식 기계'들에 둘러쌓여 연명하는 것과 대비되게 말이다. 정말로 지독한 감독의 아이러니. 아리 애스터는 해명이란 탈을 쓰고 사실과 전혀 다른 거짓을 말할 수도 있는 자들과,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이들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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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양이자 피해자처럼 보였던 조에게도 아리 애스터는 가장 깊은 그늘을 드리운다. 루이스의 ‘해명’으로 졸지에 아내를 강간한 범죄자로 몰리게 되자, 그동안 쌓였던 분노가 폭발해 겉잡을 수 없게 된다. 그 마을의 광기 어린 환경처럼, 조 역시 폭주하기 시작한다. 헛소리를 일삼던 로지를 무참히 총살하고 강에 유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시장 테드와 그의 아들 에릭을 암살하고 다른 자들의 소행인 양 문구를 남긴다. 코로나는 없다고 호언장담하던 그는 오한을 심하게 느끼며 (아마도 확진된 것일 테다) 후임인 마이클을 범인으로 몰기에까지 이른다. ‘그럴 만 했다’라는 차원을 훌쩍 초월한 조의 폭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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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딩턴>은 악마들의 놀이동산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에딩턴>을 보고 있노라면 묘한 씁쓸함이 있는 것이다. 그들 모두 (자신의 행동의) 시작은 아마도 좋은 뜻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잘 살고 싶었고, 보다 나은 내일을 꿈꿨을 것이다. 그들의 의지가 모두 절대적으로 악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는 오해를 받았고, 어떤 이는 수치심을 느꼈고, 어떤 이는 현재를 지키기 위해 악행을 하고 그 악은 점차 그 어떤 이를 잠식해 가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그 유명한 문장이 떠오른다. 그 문장을 조금 비틀어서 다시 쓰고 싶다.

여기서 이어지는 갈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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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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